그 추억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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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7-01 07:21
선물
한참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는데
6살 아들 녀석이 방에 들어오더니 책상위에 있는 물건들을 이것저것 만지면서 묻는다.
“아빠. 어른들은 왜 선물을 받지 않아?”
‘선물이라...’
어제 영어100번 읽기를 잘해서 선물을 준다고 해서였을까?
나는 아들의 느닷없는 질문을 되새기며
아들을 끌어안아 무릎위에 앉혔다.
“그건.. 너무나 큰 선물을 이미 받았기 때문이야!”
아들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그게 뭔데..?”
나는 아들 볼에 뽀뽀를 하고 귀에 속삭이듯 말했다.
“그건 바로 바로.. 너란다.^^”
“에이~. 그게 무슨 선물이야!”
“야.. 이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어?
“트로피 같은 거 있잖아.. 나는 트로피 받고 싶은데..”
“트로피?.. 그런 거랑은 비교가 안되지.. 
 아빠한테 최고의 선물은 바로 너야!”
아들은 기분이 좋은지 낄낄거리며 방을 나갔다.

평소보다 늦게 잠자리를 펼쳤다.
둘째가 기어 다니면서 큰 침대를 치워버리고
대신 요를 넓게 펼쳐서 한방에 모여서 잠을 자기 시작한지 몇 달이 되었다.
“아빠 최고의 선물!  잘자...!!
나는 아들을 꼭 껴안고 볼에 뽀뽀를 하며 말했다. 
“아니야~~. 나는 선물이 아니야!”
“아니라고..? 진짜야. 넌 엄마 아빠 최고의 선물이야. 그럼 엄마한테도 물어봐”
“엄마. 내가 최고의 선물이야?”
모로 누워서 둘째 젖을 먹이던 아내가 말했다.
“그럼, 엄마는 너 없으면 못살아!
 니가 없으면, 엄마는 너무 슬퍼서 죽을지도 몰라!”
둘째딸이 태어난 후로 엄마아빠의 사랑이 빼앗기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가끔은 질투도 하고 가끔은 밀치도 하지만
동생을 끔찍이 예뻐하는 아들이
오늘은 너무 기분이 좋은지 웃는 얼굴로 잠이 들었다.

새벽에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일어나보니
아내 ‘1’자로 자고 있고, 둘째는 ‘ㅡ’자로 자고 있고
아들은 ‘거꾸로1’자로 자고 있다.
낮에 한 아들과의 선물이야기가 생각났다.
작은 방에 가서 카메라를 들고 와 셔터를 눌렀다.
‘아들아! 이 우습기도하고 사랑스럽기도한 진풍경이
 오늘 새벽이 내게 주는 선물이고,
 너희들이 있음은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란다.’ 

다희 맘 15-09-20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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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니 웃음이 절로 나는 글이네요. 글이란 이런 거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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